머리말

-문학 활동을 계획하며, 교사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고민에 빠져 본 적이 있으리라.‘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 줄 때 어떤 책을, 어떻게 읽어 줘야 할까?’‘ 책과 더불어 어떤 활동을 곁들여야 제대로 된 문학 활동이 될까?’ 이러한 교사의 관점은 쉽게 구할 수 있는 인스턴트식품을 거부하고, 생명이 있는 식자재로 식단을 꾸리려는 엄마의 마음과 같다. 늘 봐 왔던 그림책, 늘 해 왔던 읽기 방식, 해가 가도 변하지 않는 계절동시, 정해진 방식의 독후 활동……, 이런‘ 오래된 습관’ 같은 문학 활동은 아이들에게 영감을 주지 못한다.

-이 책은 언어의 감수성을 키우는 읽기, 표현의 폭을 넓혀 주는 활동을 추구하는 교사들을 위해 써졌다. 제1부의 이론편에는 책의 선택을 도와줄 문학과 그림책의 기초
이론부터 읽기 방법, 교수 설계 방법 등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고, 제2부의 실제편에
서는 2013년부터 시행된 3-5세 누리과정의 생활주제별 문학 활동이 연령별로 실려 있다. 공통적인 이론 외에는, 가능한 한 이 책만이 담고 있는 고유한 내용들로 책을
구성하고자 노력하였다.

-돌아보면, 1986년 유아문학 활동 분야에 발을 디딘 지 이십칠 년이 지났다. 그간 동화책이 즐비하던 서가에는 그림책이 들어오고,‘ 독서 지도’나‘ 문학 활동’,‘ 동화구연’ 등이 주목받던 유아문학 활동 동네에는‘ 스토리텔링’과‘ 책놀이’가 새로 입주하였다. 이 같은 변화는‘ 문자라는 상징에 갇히지 않는 더욱 원초적인 표상으로 된 그림책의 부상’,‘ 글 이전에 소리로 전해지던 독서의 원형에 대한 재발견’,‘ 독자가 중심이 되는 반응중심 문학 활동의 확산’이라는 문학 활동 분야의 새로운 경향을 보여준다.
2009년과 2011년『 어린이 담당사서를 위한 스토리텔링 운영 매뉴얼』(국립어린이청
소년도서관), 2012년『 스토리텔링과 책놀이』를 집필하면서 이 책도 새 옷을 입어야할 때가 왔음을 절감하였다. 게다가 누리과정이라는 새로운 교육과정에서 교사가 문학 활동을 재미있게 설계할 수 있도록 모색할 필요가 있었다.
이 책의 초판이 나온 이래, 지난 8년간 아이들이 사는 세상은 급격히 바뀌었다. 스
마트폰 영상으로 그림책을 보는가 하면, 독서 기록 또한 이력으로 만들어 가는 숨가쁜 환경이 아이들을 에워싼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우리에겐 여전히 아이들을 향한 뜨거운 사랑과 문학에 대한 순진무구한 열정을 지닌 교사와 부모가 있다. 그 열정은 누리과정이라는 새로운 교육과정 속에서도 변함없이 풍성하게 열매를 맺을 것이다. 이 책이 그런 꿈을 가진 예비 교사와 현장 교사들에게 오래 가는 친구가 되길 기대한다.